한동안 IT 관련 이야기나 Server, Program에 대한 포스팅만 했는데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부동산에 대해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법적으로 국가공인 인증기관에서 부여하는 Agent / Broker Properti를 소지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자격증을 소지한 부동산은 전무하다고 보는게 맞을 듯 싶다. 한국처럼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과 동업(?) 명의라도 빌리는 수고도 여기서는 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부동산의 현실은 사실상 법은 대략의 모양새와 구색은 갖추고만 있을뿐 큰 땅 덩어리에 비해 통제할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다보니 법 보다는 관행이 시장을 장악한 경우에 속한다.
실제 인도네시아에 파견, 주재원, 출장 등의 이유로 인도네시아 주택이나 아파트를 임대를 해보면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고 부동산 업을 하는 사람들보다 더 큰 문제는 시스템의 부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은 부동산 매물이 각 부동산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스템을 사용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통합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국토부의 전자계약시스템 등의 인프라가 잘 받쳐주는데 반해 인도네시아는 안타깝게도 그런 시스템이 전무하다고 봐도 된다.
약 10여년전 인도네시아의 부동산이 부흥할 시기에 남부 자카르타의 보타니카의 인하우스 에이전트(공식 에이전트) 개념이 처음 나오더니 다른 몇몇 아파트에서도 비공식이지만 공공연하게 공식으로 인정되는 부동산이 독과점 형태로 해당 아파트의 매물을 보유하면서 한국과는 사뭇 다른 형태의 부동산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한 대로 대부분 법적으로 어떤 인증, 권한 또는 책임을 갖고 부동산 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부동산 거래 중 크리티컬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모호한 상황이 발생하면 부동산 중개인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게 이곳 인도네시아 부동 중개인들의 문제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70년대 동네 할아버지들이 담뱃값 정도 받고 중개해주던 복덕방 수준의 행정 수준인데 겉 보기에는 마치 전문적인 중개업인 것처럼 보인다는게 인도네시아 부동산 중개업의 현실이다.
자카르타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한국인 부동산 거래는 임대보다는 매매를 선호하고, 임대자가 교민인 경우보다는 주재원을 더 선호한다. 중개인은 집주인과 세입자 양쪽으로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임대의 경우 년 임대금의 5%, 매매의 경우엔 매매금액의 2.5%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다. 예를 들어 임대의 경우 집주인이 A 부동산의 고객이고 세입자가 B 부동산의 고객이라면 A는 집주인에게 수수료 2.5%를 받고, B는 세입자에게 수수료 2.5%를 받는 것이다. 만약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A 부동산의 고객이라면 양쪽으로 2.5%씩 5%의 수수료를 받게 되는 구조이다.
문제는 수수료를 받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는 데 있다. 세입자를 고객으로 둔 B 부동산은 수수료를 적게 받는 대신 임대과정에서 생기는 귀찮은 일은 집주인을 고객으로 둔 A 부동산에게 전가한다는게 문제이다. 즉, 적게 먹고 빨리 빨리 다른 소개를 한건이라도 더 하는게 수익적으로 낫고 귀찮은 일은 안하겠다는 판단인 것 같다.
출장자나 주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나온 사람들이 생각하는 매물의 평균 컨디션과 집주인이 생각하는 평균 컨디션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교민의 경우엔 그 온도차가 인니 생활을 오래 했던 이유에서인지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이제막 인도네시아에서 살게 되었고 해외생활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어서 그런지 회사에 소속되서 출장, 주재원으로 나온 사람들은 그 온도차가 상당하다. 그 온도차에서 생기는 세입자의 요구사항은 계약전의 네고 사항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그런 세입자의 네고 사항이 실제 입주전에 이행이 되지 않아서 발생되는 컴플레인은 세입자측 부동산(B)을 통해서 집주인측 부동산(A)을 거쳐 집주인에게 전달이 되어야 하는데 Step by Step 전달이 잘 되면 다행이지만 전달 자체가 중간에서 묵살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그로 인한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그런 트러블에 대한 해결이나 책임은 어느쪽 부동산에서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곳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한 해당 아파트의 매물을 대부분 갖고 있는 공식에이전트(?)를 통하면 그런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도 않다. 매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에이전트는 어느덧 거대한 공룡이 되어 세입자에게는 그리 친절하거나 세심하지 않은 모습이 되었다. 하물며 어떤 공룡은 본인이 중간에서 Mark Up을 해서 추가적인 이익을 편취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글을 쓰다보니 뭐가 주제인지 헤깔리는 글이 되는 것 같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인도네시아 부동산을 한국의 부동산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큰코 다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시간적 여유를 갖고 직접 발로 뛰면서 여러 매물을 직접 확인하고 비교해야 적절한 가격에 원하는 매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주재원이나 출장자들이 이주 준비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한정된 시야로 한정된 매물을 보고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정말 원하는 가격과 퀄리티의 매물을 찾고 싶다면 최소 1주일의 시간을 갖고 이곳 저곳 이매물 저매물 직접 보고 결정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빈집이 많던 지난 펜데믹 시기에는 집주인들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공실이 생기더라도 집주인 입장에서는 매달 고정 관리비는 지출이 되어야 했고 펜데믹을 겪으면서 임대료 시세는 낮아지는 겹겹이 악수가 생겨서 임대료로 관리비 납부하면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까지 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금 부동산 시세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최근에는 집주인이 세입자가 어느나라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선호하는 세입자를 고를 정도로 임대가 활성화 되고 있다.
내가 인니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고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보니 내가 하는 이야기가 다 맞고 전문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없다. 이곳에서 살면서 어떨때는 집주인 입장에서... 또 어떨 때는 세입자 입장에서 인니 부동산을 겪으면서 느낀 내용들을 포스팅 할 뿐이다.
인도네시아는 땅 덩어리가 크고 미개발 지역이 많아서 그런지 재개발의 개념이 없고 신규 개발지를 개척하는 형태이다. 아파트가 인니 현지인들의 보편적 거주지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유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는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다. 다만 장기간 거주할 것이고 년단위로 지출하는 임대료가 사라지는 돈으로 느껴지는 경우에는 구매를 권유하고 싶다. 더불어 임대소득을 원한다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보다는 주재원, 출장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를 구매해서 임대 수익을 내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아직 양도소득세가 없기 때문에 좋은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예금/채권의 수익이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금 회전이 좋은 아파트 임대로 불로소득 수입원으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주재원, 출장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에 대해서 추천한다고 하는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현지 인니 중상층 가정이 거주하는 곳의 부동산 시세는 저렴하다는 반증이다. 주재원, 출장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사실 회사에서 지급되는 주택비용으로 지불하다보니 거품도 많고 허세도 많다. 하지만 모든 기준이 똑같지 않기에 누군가에게는 학교/회사의 위치가 최우선 순위가 될 수 있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용하고 여유있는 곳이 최우선 순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낯선 외국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라면 무엇보다도 치안 인프라가 잘 된 곳을 우선순위로 하는경우도 많다. 그런 니즈들이 모여서 형성된 곳이 최근 자카르타 시내에 있는 주재원, 출장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아파트 단지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주재원 상권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들만을 상대로 장사도 하고 레슨도 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횡설수설 쓰다보니 포인트가 없는 글이 된것 같긴 하지만 마지막 결론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곳 인도네시아의 부동산을 한국의 부동산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열불나고 뚜껑열리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는게 상책이고 투기 목적의 부동산 투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곳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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