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에 처음 인도네시아에 와서 새우 양식장을 시작한게 벌써 만 4년이 되어 간다. 이번 프로젝트가 11번째 프로젝트이다보니 어느정도 흐름도 익숙해졌고 루틴하게 프로젝트도 운영하게 된거 같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새우양식장은 롬복섬(Lombok) 옆에 있는 숨바와(Sumbawa)라는 섬에 위치하고 있다. 발리는 너무나 유명하고... 발리에서 동쪽에 위치한 Lombok은 서핑 핫플레이스로 서퍼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서퍼들에게 또 핫플레이스인 곳이 바로 Sumbawa 섬이다. Sumbawa와는 인도네시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그닥 알려진 곳이 아니다. 그나마 비+김태희의 신혼여행지가 바로 Sumbawa 섬이었다. Sumbawa도 나름 큰 섬이라 비+김태희가 신혼여행지로 간 곳은 숨바와섬 북쪽에 위치한 모요섬(Mojo Island)이다. 아직까지 개발이 되지 않은 곳이라 인도네시아에서도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개발이 많이 되지 않은 지역이다보니 역시나 교통편이 몹시나 불편한 곳 중 하나다.
자카르타에서 거주하면서 숨바와(Sumbawa) 섬을 가는건 그닥 편한 길이 아니다. 일단 하루에 Sumbawa 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1대에서 2대 정도이다. 롬복(Lombok)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이기 때문에 Sumbawa를 비행기를 타고 가려면 Lombok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공항 시스템이 자카르타나 발리를 제외하면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다. 출발이 딜레이 되는건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고 체크인 다 되었다고 비행기 출발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방송으로 미리 출발한다고 안내하고 미리 출발해버리는 곳이다. 지난 4년간 그런 말도 안되는 경우를 너무 겪다보니 나의 경우엔 가능하면 Lombok에서 Sumbawa에 갈 때 비행기를 타지 않고 배를 이용한다.
Jakarta CGK 공항에서 Lombok 공항을 가는 국내선도 순탄치 않은건 마찬가지이다. 탑승 게이트가 바뀌는건 일상 다반사고 안내 전광판의 내용과 실제 상황이 틀린건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다.
티켓에 표기된 탑승 게이트가 막판에 바뀌는건 애교 수준이다. 보딩이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게이트는 열리지 않았고 하물며 딜레이까지 되고 있는 상황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Lombok까지 가는 비행기는 기류탓에 바이킹을 방불케하는 "하강감"을 몇번 겪고 나면 Lombok 공항에 도착한다. 이번 출장에서는 특히나 그 "하강감"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Lombok에서 Sumbawa를 가기 위해서 Mini Bus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하는데 Mini Bus 타는 곳은 Lombok의 Mataram 이라는 번화가에 있다. 공항에서 Mataram까지는 GoCar를 이용하면 갈 수 있다.
Mataram Mall 뒷편에 위치한 Travel 영업소를 방문해서 Sumbawa 행 Bus Ticket을 구매하면 된다. 비용은 Rp 180,000 이다. 배(Ferry)를 중간에 타는데 배를 타는 비용도 모두 포함된 비용이다.
Mataram이 Sumbawa를 가기전 마지막 문명의 맛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장소이다. Mini Bus를 타고 항구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면서 외국인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Mataram에서 배를 채우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이번에 17:00 버스를 타려면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기에 Mataram Mall 안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Bus를 탔다.
이날 Lombok 지역에는 도로를 점유하고 행진을 하는 행사가 있는 날인 것 같았다. 매년 이맘때쯤 하는 행사인데 학생들도 학교에서 열을 맞춰서 행진을 하는 행사를 도로를 점유하면서 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내가 가는 날이 그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찾아보니 그 행사 이름이 "Nyongkolan"이라는 행사인데... Sasak 족의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가 가족, 친척, 친구들과 함께 마을을 행진하는 행사라고 한다. 이는 혼례의 일환으로 , 결혼식을 축하하고 새로운 부부를 공동체에 소개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덕분에 차는 막히고 예상보다 이동 시간이 더 걸렸다.
항구로 이동하는 중간에 저녁식사로 도시락을 승객들한테 나눠준다. 왠지 먹으면 배아플 것 같은 비주얼이라... Skip !! 실제로 예전에 음식 잘못 먹어서 이동하는 내내 고생했던 탓에 나름 생긴 노하우가 Mataram에서 맥도날드나 KFC에서 과식에 가깝도록 배를 채우고 출발하는게 현명한 방법이란걸 터득했다.
차를 타고 약 3시간 정도 이동하면 "AMMAN MINERAL PORT" 항구에 도착한다. 이곳에 도착하면 Ferry에 Bus를 태우고 승객은 모두 윗층의 승객칸으로 이동해야 한다. 법적으로 화물칸에 승객이 남아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예전에 발리에서 롬복을 가는 Ferry가 항구에서 침몰된 적이 있는데 그 안에 있던 버스, 승용차들이 바다에 그대로 빠진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본적이 있다.
만약에 그 차 안에 사람이 탑승해 있었다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을테니 이런 규칙은 따라주는게 상책이다.
Lombok에서 Sumbawa로 가는 Ferry도 여러 종류의 배가 있다. 대부분 노후 되었고 복불복으로 나름 편하게 갈 수 있는 배가 있는 반면 어떤 배는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쪽잠도 자기 힘든 배가 있기도 하다. 이번에 걸린 배는... 최악에 해당하는 배였다. ㅜ.ㅜ
배를 돌아다니면서 어디서 쉴까... 찾다가 발견한 포스터... 이번에 탑승한 배는 목포에서 도초 라는 섬을 왕래하던 노후된 배를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와서 사용되는 듯 싶다. 무려 1998년에 진수입한 듸~젤 발동기 Ferry다. 승객정원은 50명인데 대충 눈으로 훑어 봐도 100명은 될 법한 사람들이 탄것 같다.
담배도 피울겸 바깥에 자리를 잡고 AirPods를 귀에 꼽고 영화를 보면서 배를 타고 이동을 했다. 만약 이번에 AirPods을 챙겨가지 않았거나 AirPods이 Noise Canceling 기능이 없는 이어폰이었다면 아마도 미쳐버렸을 것이다. 2시간 가까이 이동하는 동안 마이크를 잡고 인도네시아판 뽕짝 노래를 쉴새 없이 불러대는 아줌마 때문에 청력이 좋지 않은 나도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고 애기들은 곳곳에서 울어대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술한모금 마시지도 않았는데 2시간동안 쉬지도 않고 매들리로 노래를 하는 저 아줌마도 대단했다.
영화 한편을 다 볼 때쯤 도착한 Sumbawa "Pelabuhan Poto Tano" 항구에 도착했다. 내리는 과정도 수월하지 않으니 조급하게 내려가서 기다릴 필요는 없다.
배에서 내려서 다시금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이동해야 양식장에 도착한다. 집에서 아침 8시에 출발했는데 Sumbawa 양식장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직원들과 간단하게 인사하고 편의점에서 사온 라면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떼우고 다음날 있을 수확을 위해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해뜨기 전에 양식장을 둘러보고 특이사항이 있는지... 수확 준비는 모두 마쳤는지 확인 한 후 수확팀을 기다렸다.
일꾼들과 직원들 모두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수확을 시작했다. 이번 수확은 부분 수확이라서 그물로 새우를 건져 올리는 방식으로 수확을 했다. Tanggul 이라고 불리는 제방에서 그물을 던져서 새우를 건지고 건져진 새우를 차로 싣고 분류 작업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게 부분수확의 절차이다.
건져올린 새우는 다시 크기 분류작업을 위해서 수돗가로 옮겨서 분류작업을 진행한다.
Undersize의 새우를 분류하고 정상 크기의 새우의 Size 측정을 한다. 1kg 당 몇 마리인지로 크기를 측정하게 되는데 이번 수확에서는 4개 연못에서 약 75 사이즈로 확정했다. 사이즈 협상을 마치고 중량을 측정해서 공장으로 떠나기 위해 새우를 얼음차에 싣는다.
보통 한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부분수확을 3번하고 최종 수확을 하게된다. 지난번 1차 부분수확에서 2톤을 수확했고, 이번 2차 수확에서는 3.5톤을 수확했다. 마지막 부분수확에서는 4톤가량 수확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나서 최종 수문을 열어 수확할 때는 4개 연못에서 약 30톤가량을 수확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타이트한 일정으로 수확을 마치고 자카르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와이프가 먹고 싶다고한 "발리 땅콩"을 사기 위해서 일부러 발리 경유하는 비행기로 티켓팅을 하고 발리 공항에서 환승을 했다. 공항내 상점에서 땅콩을 종류별로 사고.... 문명으로 돌아온 기념으로 맥주도 한캔하는 여유를 즐기면서 Jakarta행 비행기를 기다렸다.
맥주한캔 마시면서 기다리는데... 역시나 발리도 인도네시아다. 출발하기 몇분전에 탑승게이트가 바뀌는 액션을 취해준다. 내가 이래서 전광판 앞을 안떠난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꽂고 있으면 안내방송이 잘 안들리니 항상 인도네시아 공항에서는 전광판 앞을 떠났다가 게이트 바뀐것도 모르고 비행기 못타는 수가 생긴다. 그래서 나는 공항에서 항상 자리를 잡아도 전광판 앞에 자리를 잡고 수시로 확인 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 글을 쓰면서 예전에 촬영했던 영상과 사진들을 찾아 봤다. 2019년에 인도네시아에 처음 와서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Sumbawa섬에서 약 7~8개월간 맨땅에 헤딩하면서 만들어낸 새우양식장... 그당시 촬영해 놓았던 영상을 보니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주변환경과 시설들... 감회가 새롭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oLT0txg_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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